"파업은 막았는데, 이번엔 주주들이 문제다"
5월 20일 밤, 삼성전자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노사 잠정합의를 이끌어냈을 때만 해도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어요. "휴, 반도체 라인 멈출 뻔했다" 하고 한숨 돌리는 기색이었죠.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5월 21일, 전혀 다른 방향에서 불이 붙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주들이었어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이 있는 서울 한남동 거리에 주주 다섯 명이 나타났습니다. 숫자는 적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어요. "영업이익 12% 성과급 잠정합의, 주주 결의 없는 자본 분배 합의는 법률상 무효다." 이들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으면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했어요.
노사가 합의하면 끝나는 줄 알았던 싸움이, 이제는 노사와 주주 사이의 3각 구도로 확전되고 있는 겁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삼성전자 성과급 주주 반발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법적으로 근거가 있는 주장인지, 그리고 삼성 측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오늘 차근차근 풀어드릴게요.

주주들이 반발하는 핵심 이유 — 상법 3단 원칙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내세운 위법 사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이들은 "주식회사의 영업이익 배분 질서 1원칙(세금 우선), 2원칙(자본충실), 3원칙(주주귀속) 등 3단 원칙은 어느 하나라도 우회할 경우 상법 위반 또는 위장된 위법배당의 문제를 야기하며, 노사 자치나 단체협약의 이름으로도 그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기업이 돈을 벌면 먼저 세금을 내고, 그다음 회사 재무 건전성을 위한 자본을 쌓고, 그 나머지 이익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게 상법이 정한 순서예요. 그런데 이번 합의에서 노사가 사업 성과를 재원으로 삼아 성과급을 먼저 떼어가는 구조는, 주주가 받아야 할 몫을 주주 허락 없이 직원에게 나눠주는 것과 같다는 주장입니다.
주주운동본부는 "OPI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산한 영업이익 약 12% 수준의 성과급 재원 형성은 지급 시점이 세후라도 재원 산정 기준이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인 이상 위법성의 본질은 동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세후에 지급한다'는 삼성 측 설명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재원을 산정할 때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그 구조 자체가 위법하다는 주장입니다.

주주들이 예고한 세 가지 법적 대응
주주운동본부가 예고한 법적 대응은 구체적이고 다층적입니다.
첫 번째는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입니다. 잠정합의를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사회가 잠정합의안을 추인하는 결의 자체를 법원에서 막겠다는 거예요.
두 번째는 이사 전원 대상 손해배상 청구 대표 소송입니다. 잠정합의안에 찬성한 이사 전원을 대상으로는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대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는 회사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에요.
세 번째는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입니다. 주주운동본부는 다양한 법적 대응 수단을 동시에 준비 중이라고 밝혔어요. 노조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더라도 법원에서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뜻이에요.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노사 협약에 담긴 성과급 규정은 상법상 노사 합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으면 무효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 측과 전문가의 반박 — 법적으로 정말 위법인가
그렇다면 삼성 측과 법률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의견이 갈립니다.
우선 삼성 측 대응부터 보면, 삼성전자 측은 주총이 필요한 사안인지 묻자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애써 반박하기보다는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응이에요.
실제로 삼성이 이번 합의를 설계하면서 법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상당히 정교한 장치를 심어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사업성과'라는 별도 기준을 사용함으로써, 성과급을 단순 이익처분이 아니라 사업 성과에 연동된 보상 체계로 정리했습니다. 이 표현 하나가 회계·상법상 논란을 낮추는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는 분석입니다.
외부 전문가 시각도 엇갈립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경영자의 판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주주에게 큰 영향을 미쳤느냐, 이런 것들을 판단하는 이슈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법적으로 위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규모가 너무 커서 주주 영향이 크다는 실질적 판단의 문제라는 거예요.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산식에 따른 성과 배분은 이자·세금·자본비용을 우선 차감하는 구조라 상법을 정면충돌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도 인정했습니다. 즉, 주주 측에서도 법적 위법성이 100% 확정적인 건 아님을 인정하는 셈이에요.
31조 원짜리 싸움 — 삼성전자 성과급 주주 반발의 진짜 이유
주주들이 이토록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을 이해하려면 숫자를 봐야 해요. 삼성이 향후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특별성과급은 31조 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31조 원입니다. 이 규모가 현실화되면 주주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쓰일 수 있는 재원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오거든요. 주주들 입장에서는 "우리 동의도 없이 우리 몫에서 31조 원을 가져가는 거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는 거예요.
이것이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주주 반발의 진짜 핵심입니다. 단순한 법적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이익 배분 방식을 주주 동의 없이 결정했다는 게 문제인 거예요.
삼성은 이 지점을 의식한 듯, 삼성은 추가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입니다. 직원에게 자사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만큼, 시장에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전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키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거예요.

현재까지 상황 구도 — 세 주체가 충돌하는 지점
지금 이 사태는 노조, 회사, 주주 세 주체가 동시에 맞부딪히는 구도예요.
노조는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어요. 가결되면 합의가 최종 확정되지만, 주주단체는 "예정된 총파업은 다음 달 7일까지 별도 지침 전 유보된 상태지만 노조 측의 일방적인 보류 선언일 뿐"이라며 "부결 시 즉시 위법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사회 추인을 앞두고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에요. 합의안의 핵심 표현을 '영업이익'이 아닌 '사업성과'로 정한 것, 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 모두 이런 법적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설계였습니다.
주주 측은 법원이라는 외부 심판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는 순간 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거예요.

많이들 오해하는 것 — 삼성전자 성과급 주주 반발, "주주가 욕심 부리는 거 아닌가요?"
이런 반발을 보면서 "직원들 성과급 더 주겠다는데 주주들이 왜 훼방 놓냐"는 시각도 있어요. 이해가 가는 반응이에요.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조금 다른 각도가 있습니다.
주주는 기업에 자본을 투자하고 마지막으로 남는 이익의 청구권을 갖는 존재예요. 세금, 채권자 이자, 운영비를 다 내고 남은 걸 받는 사람들이에요. 그 순서와 구조를 법이 엄격히 정해놓은 이유는, 기업이 마음대로 이익을 처분하다가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걸 막기 위해서예요.
이재명 대통령도 이 문제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국무회의에서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노조가 요구한 방식 자체가 과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어요.
물론 주주 반발이 전적으로 옳다는 말도 아닙니다. 직원들이 회사 성과에 정당하게 기여했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도 맞아요. 어디서 선을 긋느냐의 문제인데, 그 선이 어디인지는 결국 법원이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마치며 — 에이도스의 정리
삼성전자 성과급 주주 반발 사태는 단순히 "삼성 주주들이 배가 불러서 떼쓰는 것"도, "주주가 직원 성과급을 가로막는 것"도 아닙니다. 이익 배분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본질적인 기업 지배구조 문제예요.
노사가 만든 합의가 주주 동의 없이도 유효한지, 이사회 추인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주총을 거쳐야 하는지 — 이 질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단순히 삼성 한 회사의 문제를 넘어 한국 대기업 전체의 성과급 구조와 이익 배분 방식에 전례가 세워지게 됩니다.
노사 찬반투표 결과(5월 22~27일)와 이사회 결의 여부, 그리고 주주단체의 소송 진행 여부가 앞으로 이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세 가지 변수입니다. 두고 볼 만한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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